본문 바로가기

게임

(16)
컨글로머레이트 451 리뷰 플레이해본 게임에 대한 글을 쓴다면 대개 첫인상과 후기 두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나는 글재주가 부족한 탓에 본격적인 후기는 거의 쓴 적이 없고, 가벼운 첫인상에 대한 감상이 99%라고 볼 수 있다. (플랫폼은 대개 트위터) 이런 활동에는 작은 숨은 목적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첫 인상과 엔딩을 보고 난 후의 평가가 일치하는지 비교해 보는 것이다. 물론 사람의 판단이라는 것이 첫인상과 편견에 지배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부질없는 노력인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트위터에 단편적으로 올리는 글은 – 아무도 안 본다고 전제하더라도 – 너무 정보로서 가치가 부족하고, 휘발성도 심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가급적 블로그를 이용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이 글은 그 결과물 1호로, 아마 트위터..
드루이드스톤 리뷰 이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역시 던전크롤러로 재미있게 즐긴 시리즈 개발사의 신작(2019년 출시)으로 알려졌기 때문이었는데, 지금 보니 회사 이름이 다르다. (드루이드스톤은 Ctrl Alt Ninja, 그림락은 Almost Human Studio) 검색해보니 별도의 법인이지만 구성원 상당수가 겹치는, 2개 밴드에서 활동하는 멤버들 처럼 생각해 달라는 개발자가 직접 쓴 설명문이 나온다. 이 게임은 실제로 플레이 해 보기 전까지는 판타지 배경의 퍼즐 게임 정도로 막연하게 알고 있었다. (개발사가 던전크롤러 말고 좀 다른 걸 만들어 보고 싶었으려니 추측) 그러나 실제로 해 본 첫 인상은 완전히 D&D (3판~) 전투 게임. 아이소매트릭스 뷰 그리드 위에서 캐릭터의 이동과 공격 범위를 따지면서 최대한 효율..
Hades 리뷰 트위터에서 호평이던 를 에픽 세일로 뒤늦게 구매했다. 사실 사기 전 쓸데없는 고민이 있었는데 바로 아직 Early Access 단계(이 글은 쓰는 시점의 버전은 v0.27191)라는 점이다. EA 게임을 사지 않는다는 원칙에 사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미완의 플레이 경험에 시간과 돈을 쓰는게 싫은 것. 여러모로 살펴본 결과, 하데스의 퀄리티는 충분한 수준이라 판단되었고 마침내 (쿠폰 기한에 쫓겨) 구매를 선택했다. 제작사 Supergiant의 게임은 과 를 해 봤는데 꽤 인상적이고 취향에 맞는 내러티브 스타일이 인상적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나레이션의 활용(나의 행동에 대해 부연 설명이나 의미 부여) 그리고 이 나레이터를 플롯에 활용(그렇게 시스템 요소인 줄로만 알았던 나레이..
The Gamer’s Brain 리뷰 전 UX 디렉터이자 심리학 박사인 Celia Hodent의 명저. 아마존에서 처음 보고 주문했는데 사실 번역서도 있었다. (아쉽게도 역자 분이 게임 전문 용어에 익숙하지 못해서 그런지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저자는 블로그나 컨퍼런스 등을 통해서도 활발히 자료를 게제하고 있고 책의 내용은 이런 발표 자료나 포스트를 집대성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우선 저자는 UX를 단순히 인터페이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떨어져 나가게 하는 모든 요인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폭넓은 개념(engage-ability)까지 포함된 것으로 정의한다. 이런 정의는 책 내용 전반으로 이어져 읽다보면 게임디자인 책인가 헛갈릴 정도로 두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든다.책의 전반부는 Understa..
아우터 월드 리뷰 는 처음 처음 공개 영상으로 접했을 때부터 그다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키치적인 1세대 스페이스 오페라를 재현한다는 아트 취향도 맞지 않았고 정적인 대화 연출이나 FPS인 척하는 RPG 전투 메커닉도 시대에 뒤처져 보였다. 출시 8개월여가 지난 지금 에픽의 무제한 쿠폰 살포의 힘을 빌려 구매하긴 했지만, 만약 달리 할 만한 싱글 게임이 남아있었다면 아마 더 뒤로 미뤄두었을 것이다. 트레일러가 첫인상이었다면 이번이 두 번째 인상 정도가 되는 셈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까지 크게 잘못 본 것 같지는 않다.그래픽이 나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지만, 플레이를 하다보면 어딘가 표면적인 화려함 뿐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메커닉뉴 폴아웃 게임 메커닉에 대해서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다. 게임 브레..
라스트 오브 어스2 리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게임 스토리 내용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습니다.일전에 회사에서 높으신 분이 오셔서 ‘글로벌한 게임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면 되냐’라는 질문을 던지신 적이 있었다. 당장 답을 하라는 것은 아니고, 더 높으신 분께서 나 같은 말단에게도 불시에 그런 질문을 던지곤 하시니 미리 대비해 두라는 뜻에서였다. 그래서 생각했고 나름대로 답을 정했다. ‘정도를 원하신다면 경험에 집중하십시오.’ 내가 선택한 답은 이거였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온전히 제공하는데 게임의 모든 것이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장르니 메커닉이니 모두 그다음 순위입니다.’ 아마 더 높으신 분께서 원하시던 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를 하면서 내 머리속에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 리뷰 는 첫인상을 쓰는 데 너무 오래 걸려서 결국 엔딩까지 보고 만 최초의 게임이다. 오래 걸린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게임이 워낙 매끄럽게 잘 만들어졌고 끊김없는 쾌적한 경험을 제공하느라 생각을 정리할 여유가 없었던 점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 여기저기에서 많이 언급되는 장점(아트, 스타일, 세련된 오픈 월드 구성 같은)이나 단점(고증 오류, 반복적 경험 같은)을 반복하는 대신 다른 오픈 월드 게임과 달리 관점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찾아보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생각의 발단은 처음 온천과 기념비를 찾고 나서였다. 왜 이렇게 쉽게 만든 거지? 찾고 인터랙션 하면 끝인데, 보통 미니게임이라도 넣지 않나? 두 번째로 비슷한 생각이 든 것은 전투였다. 자세는 왜 넣은 거지? 패리만 잘하면 필요가 없는데? 아니 망령 ..
아우터 와일드 리뷰 는 평범한 한국 게임 회사에서 평범한 한국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업무상 레퍼런스로 찾아볼 만한 게임은 결코 아니다. (그래서 이런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살짝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일과 취미가 같을 때 생기는 비극이다) 이 게임에 대해 찾아보면 루프 물 장르를 채용한 내러티브 게임이라는 나름 참신한 소개를 찾아볼 수 있고, 나 역시 같은 이유에서 호기심을 느끼고 이 게임을 구매하게 되었다. (같은 이유로 , , 도 플레이할 게임 후보에 들어 있는데, 그러고 보면 막 그렇게 참신한 소재인가 싶기도 하고…) 내러티브 중심 게임인 만큼 스포일러 우려도 있고, 언제나 그렇지만 이제 겨우 7시간 정도 플레이한 상태에서 쓰는 첫인상이라, 이번에는 방식을 살짝 바꿔서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 느꼈을 법한 궁금증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