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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The Gamer’s Brain 리뷰

전 UX 디렉터이자 심리학 박사인 Celia Hodent의 명저. 아마존에서 처음 보고 주문했는데 사실 번역서도 있었다. (아쉽게도 역자 분이 게임 전문 용어에 익숙하지 못해서 그런지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저자는 블로그컨퍼런스 등을 통해서도 활발히 자료를 게제하고 있고 책의 내용은 이런 발표 자료나 포스트를 집대성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우선 저자는 UX를 단순히 인터페이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떨어져 나가게 하는 모든 요인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폭넓은 개념(engage-ability)까지 포함된 것으로 정의한다. 이런 정의는 책 내용 전반으로 이어져 읽다보면 게임디자인 책인가 헛갈릴 정도로 두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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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전반부는 Understanding the Brain이라는 제목으로 지각, 기억, 주의, 동기 등 게임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본적 신경, 심리학 이론과 게임 적용 사례들을 설명한다. 후반부는 UX Framwork for Video Games로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에서 UX가 해야 할 일과 개발팀과의 협업 방식, 유저 리서치 기법 등을 소개한다.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심리학이야 말로 게임 디자인의 근간이 되는 기본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30년 전의 나에게 ‘게임디자이너가 되고 싶으면 심리학을 공부해라!’라고 전해 줄 수만 있다면…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전반부의 심리학 이론도 매우 유용했고 (게임의 심리학 적용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미봤던 내용일 수도 있다) 후반부에서 게임 UX 디자인 통념을 10 Usability Heuristics, 7 Pillars for Game UX 등으로 정리해 주는 부분이나 개발팀 협업 시 유의할 점 등을 ‘UX에 대한 개발팀의 오해’로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부분도 내가 꼭 필요로 하던 정보였다.

다만 게임디자인에서 기본적으로 신경써야 할 점이나 개발팀에서 UX가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는 당연한 주장을 반복해서 제시하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뇌 자극이 부족해지는 경험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전반적으로 서술이 길어서 저자가 이야기 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추측했는데, 역시나 party lover라는 고백이 있다.

길고 긴 문장의 바다로 떠나가던 의식을 붙잡아 준 것은 마지막 key takeaway였다. 여기에 간단히 옮겨 봤다:

두뇌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은 학습 경험이며 게이머의 뇌는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한다. 정보의 처리와 학습은 자극의 인지로 시작해 시냅스 변경 – 기억의 변화로 끝난다. 자극에 할당된 주의 자원(attentional resource)의 수준이 기억의 강도를 결정한다. 학습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 외부 요인은 동기(motivation)와 감정(emotion)이다. 다양한 학습 이론들을 적용하면 프로세스의 각 지점을 개선할 수 있다.

  • 지각은 주관적이고, 기억은 소실되며, 주의 자원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 동기는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과정을 통해 행동을 이끈다. 의미(meaning)가 동기의 핵심이다.
  • 감정과 인지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행동을 만들어 낸다.
  • 맥락과 의미를 갖춘 상태로 실제로 해보면서 배우는 것이 게임에서 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식이다.

UX 프레임워크

UX는 개발 스튜디오 전원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UX 실무자는 개발자의 업무를 향상시킬 수 있는 툴과 프로세스를 제공해야 한다. UX 가이드라인은 HCI 원칙과 과학적 수단에 기반하고 있다.

게임 UX 7대 원칙 (seven pillars)

  • 사인과 피드백 – 모든 시각, 청각, 촉각은 게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리거나(정보 사인) 플레이어에게 특정 행동을 유도(입장 사인)하거나, 플레이어의 행동에 대한 시스템의 반응(피드백)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 명확성 – 모든 사인과 피드백은 인지 가능하며 플레이어의 혼선이 없어야 한다.
  • 형태가 기능을 만든다 – 아이템, 캐릭터, 아이콘 등의 형태는 정확하게 그 기능을 전달해야 한다. 행동 유도성(affordance)을 갖춘 디자인을 해라.
  • 일관성 – 사인, 피드백, 컨트롤, 인터페이스, 메뉴 내비게이션, 월드 규칙, 그 외 게임 내의 모든 원칙들은 반드시 일관되어야 한다.
  • 최소 부하 – 플레이어의 인지 부하(주의와 기억)와 물리적 부하(액션을 수행하기 위해 동시에 눌러야 하는 버튼 등)는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고 코어 경험의 일부가 아니라면, 특히 게임의 초반 학습 구간에서는 더더욱 최소화 되어야 한다.
  • 오류 방지와 회복 – 플레이어가 겪을 수 있는 오류를 예상하고 코어 경험의 일부가 아닌 한 방지해야 한다. 가능한 언제나 회복 수단을 제공하라.
  • 유연성 – 게임의 커스터마이즈 폭이 넓을 수록(컨트롤 매핑, 폰트 크기, 색상 등) 더 많은 플레이어, 특히 장애가 있는 플레이어에게 접근 가능할 수 있다.

Engage-ability 3대 원칙

  • 동기 – 플레이어의 숙련도(competence), 자주성(autonomy), 연관성(relatedness)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자. (내인적 동기) 플레이어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동기(목적감, 가치, 반향)에 집중하라. 의미있는 보상을 제공하라. 개인적 욕구와 내적 동기를 고려하자.
  • 감정 – 게임이 주는 느낌(컨트롤, 카메라, 캐릭터 – 줄여서 3C – 와 존재감 및 물리적 현실감)을 폴리싱하고 발견과 놀라움이 있게 하자.
  • 게임 몰입(flow) – 도전의 수준(난이도 커브)과 압박의 수준(페이스)을 고려하고 가급적 레벨디자인을 통해 직접 수행으로 분산 학습(러닝 커브)할 수 있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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